2008년 4월 30일 수요일

[스크랩] PD수첩이 다룬 미국산 쇠고기와 광우병

원본 URL: PD수첩이 다룬 미국산 쇠고기와 광우병

류동협 · 2008년 4월 29일

PD수첩에서 방영한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를 보기 위해 iMBC를 방문했지만 다시보기가 되지 않았다. 벌써 올라왔을 시간인데 찾을 수 없었다. 이것도 혹시 YTN 청와대 마이너리티리포트처럼 외부적 압력 때문에 내려진 것이 아닐까 의심해보았다. 이명박 정부의 포탈과 언론 통제는 워낙 악명이 높으니까 그런 생각부터 들었다.

이번에도 유튜브에서 찾을 수 있으리란 기대감으로 검색을 시작했더니 쉽게 나왔다. 정치적 동영상은 역시 유튜브가 전문이다. 여기도 정부에서 압력을 행사하면 아마 다른 동영상 사이트로 옮겨갈 것이다.

 

예전에 공개된 광우병 의심소의 비인간적 도축장면부터 시작해서 인간 광우병 의심환자와 한미 쇠고기 협상 문제를 차분하게 접근했다. 이 프로그램은 광우병에 대한 새로운 영상이나 해석은 없었지만 정치적 영역은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아직 일반인들이 느끼는 광우병의 위험은 그다지 크지 않은 것 같으니 광우병에 대한 위험을 과학적으로 접근한 제2의 프로그램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협상 결과 쇠고기의 연령 상관없이 광우병 위험물질까지 전부 수입을 하게 되었다. 이제 한국인도 치유할 수 없는 무서운 변종 프레온이 뇌에 구멍을 내서 처참한 죽음을 맞아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 되었다. 더이상 한국은 광우병 안전지대가 아니다.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제일 먼저 떠오른 사람은 아이들이다. 학교 급식으로 값싼 미국산 쇠고기가 공급될 것이다. 그 다음은 바로 군인들이다. 그리고 일반 식당들도 미국산 쇠고기로 음식을 만들어 내어놓을 것이다. 그 뿐아니라 미국산 소는 각종 가공음식에도 쓰일 것이고 심지어 의약품의 재료가 되기도 한다. 마음에 안들면 안사먹으면 되는 것이라고 말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순진한 발상에 웃음이 나올 뿐이다. 미국산 쇠고기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한우 시장이 다 죽고 미국산 쇠고기만 있다면 쇠고기를 안먹을 선택의 자유만 있다.

 

미국에서 주장하는 광우병 통제국이라는 기준도 사실상 눈가림에 불과하다. 미국은 국제기준을 대폭 완화하는 로비를 해서 낮추고 광우병 검역소의 숫자를 줄여서 자신들은 이제 안전하니 빨리 쇠고기 수입을 강화하라고 압력을 넣는다. 쇠고기 리콜사태는 광우병 위험이 통제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입증한 증거이다. 벌써 3명째 광우병 의심환자가 발생하는 순간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결정한 이명박정부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가?

광우병 위험이 전혀 통제되고 있지 않는 미국산 쇠고기를 이명박정부는 아무런 대책없이 수입하겠다고 한다. 그리고 이명박정부는 한국의 소비자는 “값싸고 질좋은 고기”를 먹을 자유가 있다고 말도 안되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 어떻게 광우병 의심고기가 “값싸고 질좋은 고기”로 하루 아침에 둔갑할 수 있나.

광우병 통제가 제대로 작동하도록 미국에 압력을 가해야할 상황에 이명박정부는 면죄부를 준 것이다. 미국산 쇠고기에 한해 검역주권을 넘겨주고도 모자라서 미국산 쇠고기 홍보에 열심인 정부는 어느 나라 정부인지 묻고 싶다.

 

미국인들이 광우병을 대처하는 방법도 계급에 따라 다르다. 교육을 잘 받은 부자들은 뉴질랜드나 호주산 쇠고기를 찾아서 유기농 슈퍼인 홀푸즈나 와일드오츠로 몰려간다. 교육을 못받은 가난한 사람들은 미국 정부가 미국쇠고기는 안전하다는 홍보 때문에, 혹은 경제적 여건 때문에 월마트에서 값싼 미국산 쇠고기를 사먹는다. 결국 가난한 사람들이 광우병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되어 있다. 한국도 비슷한 상황이 예상된다.

 

나도 미국에 살면서 광우병에 관해 알기 전까지 미국산 쇠고기를 겁없이 많이 먹었다. PD수첩에서 다루었듯이 한국인 유전자가 광우병에 굉장히 약하고 광우병 위험물질인 뼈를 고아서 먹는 한국인의 식습관 때문에 더 공포스럽다. 이미 광우병 단백질을 먹었을지도 모른다. 이제는 슈퍼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사먹지 않고 식당에서도 더이상 스테이크를 주문하지도 않는다. 채소를 더많이 먹게 되었고 단백질 대체식품으로 다른 걸 찾게 되었다. 사실 프레온이 채소로도 흡수될 수 있어서 완벽한 건 아니지만 가능한 피할 수 있는 것은 피하려고 노력한다.

 

주변 사람들과 광우병에 관한 이야기 나누다가 뭘 그리 유난을 떤다는 소리를 듣기도 하지만 광우병이 의심되는 고기를 계속 팔아주는 것은 인류의 건강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더 값싼 고기를 먹겠다는 욕심이 초식동물을 동족을 먹는 육식동물로 바꾸었고 광우병이라는 원치 않는 질병도 만들어낸 것이다. 주변의 시선이나 의견 때문에 광우병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리는 일을 게을리 할 수 없다. 광우병이 “나는 전설이다”에서 나오는 전염병처럼 인류를 멸망시킬 무서운 병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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