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4월 28일 월요일

[스크랩] 무한도전의 청와대 방문, 어린이 날 특집?

 

세상이 미쳐 돌아간다.. 정치에 대해 무관심했었고 여전히 그렇지만.. 이렇게 정치에 대해서 짜증을 느껴보기는 처음이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얼마나 우매한지 뼈저리게 느낀다.. 우리나라 국민이라는게 부끄럽다. 짜증난다.

원본 URL: 무한도전의 청와대 방문, 어린이 날 특집?


무한도전에 대한 포스팅을 하는 것을 안좋아하지만, 무한도전을 즐겨보는 시청자로서 이 말은 꼭 해야할 것 같다. 무한도전은 어린이날을 앞두고 청와대를 방문하여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기로 했다고 한다. 무한도전은 '무모한 도전' 혹은 '무리한 도전'을 즐겨하므로, 청와대를 방문하는 것은 어쩌면 무한도전의 초심(?)에 적합한 일일거란 생각도 든다. 그야 말로 무-한-도-전 이니 말이다.
하지만 잠깐 멈춰 생각해보면, 이들이 청와대에 가는 목적이 "어린이들을 위해서"라고 한다. 어린이 날에, 어린이들을 위해, 청와대에서 대통령 할아버지를 만나려 한다는 것이다. 자, 나는 무한도전이 '무모한 도전'을 하는 것에는 반대하지 않지만, 그것이 "어린이들을 위해서"라면, 명백히 그들의 도전에 반대의 뜻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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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무한도전이 어린이날 특집으로 방문하기로 되어있다

어린이들에게 "이명박 대통령처럼 되어라"라고 할텐가
나 는 개인적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도전정신과 집념에 어느정도 인간적인 경외감을 가지고 있다. 그는 무에서 유를 창출해낸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는 정말 많은 노력을 하였고, 결국 가난한 집의 막내 아들에서 한 나라의 대통령의 자리로 성장한 신화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다. 그의 노력, 열정, 집념이 일궈낸 성공은 높이 평가할 만 하다.
하지만 그가 무엇을 위해 노력했고, 열정을 갖았고, 집념을 갖았는가를 생각해본다면 이 이야기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되고만다. 그는 성공은 했지만, 그 길은 그다지 교육적이지 못했다. 국민은 그를 대통령으로 뽑아 주었지만, 그의 청렴함에 대해서는 신뢰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는 커리어 측면에서는 정말 놀라울 정도의 성공을 한 사람이지만, 그 길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해주기에는 뭔가 부족한 면이 많은 사람이다. 즉, 나는 그의 길이 교육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만약, 무한도전이 어린이날 특집으로 청와대에 놀러갔다고 하자. 이명박 대통령은 어린이들을 향해 손을 흔들 것이고, 어린이들에게 무언가 교육적인 한 마디를 던질 것이다. 난 그 교육적인 한 마디를 통해 어린 아이들이 "아 나도 이명박 대통령 처럼 되어야지" 라고 생각할까봐 겁이 난다. 그리고 더 겁이 나는건 무한도전 멤버들과 친하게 어울리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지나친 친근감을 느껴, 어린아이들이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자가 될까봐 겁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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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출처: 청와대)

무한도전의 청와대 방문은 MB 4종 선물세트를 배달해주는 택배서비스

만 약, 이런 반대에도 무한도전이 청와대에 방문하게 된다면, 우리의 어린이들은 이명박 대통령을 바라보며 경외심을 느낄 것이고 앞으로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존경하는 대통령 할아버지'의 말씀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그리고 어린이들은 자신들도 모르게 이명박 대통령이 준비한 어린이날 특집 선물세트를 받아들게 될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어린이들에게 주는 사종 선물세트는 이렇다. 첫째, 대운하, 둘째, 광우병 쇠고기, 셋째, 민영건강보험, 넷째, 무한경쟁교육이다.
아 마 어린이들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호감을 느낀다면, 어린 아이들은 정말 대운하가 우리나라를 세계 경제 대국으로 이끌어줄 선물이라 믿어줄 것이고, 민영 건강보험을 모든 국민이 행복하게 되는 선물이라 믿어줄 것이고, 무한경쟁교육이 정말 자신들을 세계 제일의 국민으로 키워줄 것이라 믿어줄 것이고, 광우병 쇠고기를 모든 국민들이 값싸고 질좋고 안전하게 먹을 수 있을 것이라 믿어줄 것이다. 혹시 아는가? 정말 대통령 말을 굳게 믿게된 한 어린이가 엄마에게 싸고 질좋은 미국 쇠고기를 먹자고 하고, 우열반에 대비해 더 많은 사교육을 받게 해달라고 하고, 민영 건강보험에 들자고 하고, 대운하에 배타러 가자고 할지 말이다. 안타깝게도 이 네 가지 것들은, 지금 당장 우리보다는 미래의 아이들이 한창 사회로 나아갈 즈음 심각해질 문제들이다. 무한도전은 이명박 대통령이 준비한 선물을 배달해주는 택배원의 역할을 해주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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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선물 1: 한반도 대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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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선물 2: 광우병 쇠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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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선물 3: 민영 건강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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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선물 4: 무한경쟁교육? (출처: 김용민의 그림마당(4. 17) ⓒ 경향닷컴)

무한도전, 가슴에 손을 얹고 이 선물들을 어린이들에게 주길 바라나?
이 나라는 민주주의 사회이기 때문에 여러가지 다양한 정치적인 지향이 있을 수 있다. 혹자는 정말 이것들이 어린이들에게 선물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 믿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선호는 어른들에게 해당되는 사항이다. 어른들은 표를 가지고 민주주의의 제도인 선거를 통해 호불호를 표명하고 정책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린이들은 다르다. 어린이들은 무한도전이라는 프로를 통해 대통령을 만나 그의 말에 귀기울이면 그들의 선호가 생기기도 전에 그것이 좋은 것이라 믿게 될 것이다. 무한도전은 가슴에 손을 얹고, 이 모든 선물들이 어린이들에게 가도 좋다고 생각하는가? 이것이 정말 아이들에게 선물이 될 것이라 믿는가? 그것도 어린이들을 위한, 어린이날 선물이 되길 바라는가?
무한도전 100회 특집에서 방영되었던 100분 토론을 생각해보자. 마지막 MC 유재석이 자신과 이름이 같은 초등학생 유재석 어린이에게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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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에 가장 바라는 것이 무엇인가요?"
" 음..... 저는 그냥 무한도전이 재미있었으면 좋겠어요.. "

그렇다. 무한도전이 어린이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재미다. 큰 재미를 선사함으로서 어린이들을 웃게 하는 것, 그것이 가장 큰 선물이 될 것이다. 그것으로 족하다.
난 무한도전의 청와대 방문을 반대한다. 김태호 PD 와 무한도전 멤버들이, 진정 어린이들을 위해, 청와대를 방문해주지 않길 바란다. 당신들이 진정 어린이들을 위해, 어린이날 특집을 준비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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